[기자수첩] 청주시립국악단 정기공연 ‘과잉의전’ 유감
(청주=국제뉴스) 이인영 기자 = 야외행사나 축제장이 아닌 순수예술 공연장인 극장에서는 공연 도중 ‘내빈 소개’는 지양돼야 한다.
우리말 사전에는 ‘내빈(來賓)’은 ‘초대 받아 찾아온 손’으로, ‘소개(紹介)’는 ‘모르는 사이를 알고 지내도록 관계를 맺어 줌’ 이라고 나와 있다.
공연작품과 관계된 내용 외에 특정인을 지칭해 일반 관객에게 소개하는 것은 극장 예의에 어긋날 뿐 아니라 내빈들께도 결례가 될 수 있다.
지난 7일 오후 7시30분 청주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열린 청주시립국악단(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김원선) 제139회 정기연주회 ‘가을에 물들다’ 공연 도중 사회자가 참석 내빈을 소개했다.
이날 공연에는 청주시의회 김성택 경제문화위원장과 신승호 시의원, 변광섭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대표이사, 이범석 청주시장 부인 정은경 여사 등이 참석했는데 이 중 김성택·신승호·변광섭 세 사람이 소개됐다.
시립예술단을 담당하는 문예운영과가 오는 21일 청주시의회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예술의전당 VIP실까지 안내하며 ‘협조(?)’를 구한데다, 이범석 청주시장 최측근으로 청주시 문화예술을 쥐락펴락하는 변광섭 대표까지 공연장을 찾아 ‘인사(?)’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는 대조로 정은경 여사는 초대권이 아닌 항상 티켓을 본인이 직접 예매해 특별한 의전 없이 일반관람객과 함께 공연을 감상해 호평을 받고 있다.
지역의 공연 전문가는 “극장에서 주인은 공연자와 기꺼이 돈을 지불하고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로 이러한 원칙은 전세계 모든 극장의 공통 관례이고 예의"라며 "더구나 소개 받는 당사자가 선출직 정치인이거나 특정 종교인이라면 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반 관객 각자 정치 성향이나 종교가 다를 수 있다”며 “쓸데없는 시비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만큼 정치와 종교에 대해 철저히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연장을 찾는 내빈들도 미리 30분 정도 일찍 도착해 공연 관계자들을 격려해주고 일반 관객들과 담소도 나누는 수준 높은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